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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취수원 이전
25년만에 마침표 찍을까

지난 1991년 임산부들의 인공유산을 촉발시켰던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 이후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던 대구시민들에게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대구취수원 이전은 숙원사업이 됐다. 대구시가 하루 취수하는 물은 80만㎡이고, 이 중에서 낙동강 수계에서만 70%인 56만㎡를 취수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취수원은 낙동강을 주요 수계로 하고 있고, 상류에는 각종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구미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시민들은 먹는 물의 원천적인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미지역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것이 필연적 조치라는 요구가 비등했다. 이에 반해 구미지역은 농·공업용수의 부족과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피해 등을 이유로 '대구취수원 수용 불가'의 입장을 굽히지 않아 대구와 구미지역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겉돌기만 했다. ◇그동안 대구식수원인 낙동강에는 어떤 일이 발생했나 1991년 발생한 페놀 오염사고는 지역뿐 아니라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구미 두산전자에서 유출된 페놀이 낙동강에 유입돼 시민피해신고 건수가 1만3455건에 달했고, 대구지역 임산부들이 인공유산을 할 정도로 먹는 물에 대한 불신감을 심어줬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04년 1월 수돗물 불신이 희석될 무렵, 구미공단내 10개 화섬업체에서 사용하는 1,4다이옥산이 유출돼 낙동강 수계의 각 정수장에서 1,4다이옥산이 다량 검출됐고, 또다시 취수원 이전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 때도 취수원 이전 대신 1,4다이옥산을 감시항목으로 지정하고, 낙동강 수계 환경기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으로 대책을 완료했다. 2년 후인 2006년 7월 구미공단 내 LG필립스에서 LCD세정제로 사용하는 퍼클로레이트가 낙동강으로 유출되자,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구미공단 상류지역으로 취수원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대두됐다. 그러나 타당성 용역결과 유지수부족으로 계획은 철회됐으며, 1년 6개월 후 김천공단에서 발생한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방용수와 페놀이 섞여 낙동강에 유출되는 사고가 다시 발생해 대구시는 두류·매곡정수장의 취수를 중단해야 했다. 또 불과 10개월 후인 2009년 1월 1,4다이옥산 수질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구미공단 화섬업체에서 배출한 1,4다이옥산이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낙동강으로 유입됐다. 지역여론은 거듭되는 취수원 오염사고에 경약을 넘어 분노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대구취수원을 낙동강 상류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해 '2025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하고, 매곡·문산정수장에 전오존처리시설을 도입했으며, 대구시도 대구취수장 이전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미지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권영진 대구시장 강력한 추진 의지···정부는 ‘지자체 합의’ 2015년 2월 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대구시와 구미시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물꼬가 터졌다. 대구와 구미 민·관협의회 구성을 시작으로 양 도시가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취수원 문제를 진취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합의하면서 수년간 반목을 끝내고 향후 두 도시의 물 문제 해결과 화합 무드 분위기가 조성됐다. 민·관협의회는 양 도시에서 각 10인 규모, 총 20인 이내로 구성해 대구취수원 문제를 논의하되 협의회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국토교통부와 대구시, 구미시는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일체의 사전절차를 추진하지 말자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9차례에 걸쳐 민·관협의회가 열렸지만 대구취수원 이전 당위성과 반대논리가 맞붙어 한 치의 진척도 보이지 않은 채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달 21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심화되는 녹조상황 점검을 위해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을 방문해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 “현재로선 중앙정부가 나선다는 게 적절한 단계는 아니다”고 조정 역할을 부인했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6일 오전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구취수원 이전 추진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혔다. 그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는 인내하면서 구미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오해와 감정의 골을 메우는데 치중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인내의 시간은 지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지역 간 합의만 강조하면서 뒷짐만 지지 말고 실질적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던 취수원 이전 추진을 본격화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여전히 대구취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구미지역 여론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취수원 이전을 두고 대구·경북의 갈등이 격화되기 이전에 정부가 나서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 김수원 대구경실련 시민안전감시단장은 “대구시장의 추진 의지만으로 대구취수원 이전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정부가 지자체에게만 갈등해소를 요구하지 말고 국책사업 수준에서 국민의 먹는 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c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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