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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필름 느와르'처럼 감각적···차지연·옥주현 '마타하리'

이재훈 기자  |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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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6-19 11: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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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마타하리' 2016년 초연 공연. 2017.06.19.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년 만에 돌아온 대형 창작뮤지컬 '마타하리'는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재공연 프리뷰의 막을 올렸는데 외향의 화려함보다 내적인 이야기 구조에 신경을 쓴 티가 역력했다.

지난해 3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초연한 '마타하리'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무대와 조명의 위용으로 주목 받았다.

이번 재연에서는 특히 1막에서 빠른 전환이 돋보였던 무대 메커니즘에 대한 야심을 내려놓았다. 2부에서 마타하리가 아르망을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독일로 가는 장면을 턴테이블을 사용해 멋스럽게 표현했지만 그 빈도는 부쩍 줄었다.

초연 이후 뮤지컬 시상식에서 무대디자인상을 휩쓴 오필영 무대디자이너의 턴테이블을 위주로 한 위풍당당한 무대는 이번에 1차 세계대전 당시 고증에 주력, 고즈넉해졌다. 아스라한 빛깔의 조명으로 마치 '필름 느와르' 같은 분위기를 더했다.

초연에서 배우 임춘길이 맡았던 MC, 즉 극의 해설자이자 사회자 역도 이번에 없앴다. 위트와 유머가 더해지는 역이었는데, 마타하리에게 감정을 이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등 사족이라는 한편의 평가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연에서 서사에 힘을 실을 수 있었던 건 연출 스티브 레인의 힘이 크다. 그의 과거 연출 목록에는 뮤지컬뿐 아니라 '찰리 에프의 두 개의 세상' 세일즈맨의 죽음' 등의 연극과 '피터 그라임스' '이도메네오' 등의 오페라도 들어 있다.

그로 인해 1막은 다소 연극적으로 변모했다. 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시대적 배경을 강화, 마타하리가 왜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와 생존을 위해 왜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에 방점을 찍었다. 보통 노래와 무대에 주력하는 대형 뮤지컬은 이야기 플롯이 약하다는 평을 받는데, 이번 '마타하리'는 초연의 이런 아쉬웠던 점을 상당히 벌충한다.

연출 스타일도 세련돼졌다. 1막의 마지막 넘버 '두 사람'을 부르는 장면(초연 당시에는 '어딘가'로 가사가 바뀌었다)에서 초연 때는 아르망이 탄 비행기가 날아가는 장면이 거칠게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날아가는 장면을 없애고 암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예다.  

총합하면, 초연보다 정서가 무거워졌고 대신 인물들의 고뇌가 짙어졌다. 역동적인 무대와 함께 화려한 춤, 영상 등의 장면도 덜어냈는데 그 빈곳은 이야기와 감정이 들어섰다. 마타하리 역의 배우가 직접 춤을 추며 물랑루즈의 풍경을 강조한 부분도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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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지연, 뮤지컬 '마타하리' 타이틀롤. 2017.06.19.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달라진 정서 등으로 인해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연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 역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한국뮤지컬협회 주최의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마타하리'로 프로듀서상을 받기도 한 엄 대표는 다만 "개작을 한 것은 초연의 완성도가 못해서가 아니라 실험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초연 때 부족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채우며 균형의 추를 맞추려 한 점을 높이 살 만하다. '마타하리'는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 주로 중세를 배경으로 한 대형 창작 라이선스를 선보인 이 회사의 첫 대형 창작물이다. 무대 예술의 매력은 무조건적인 수정이 아닌, 더 나은 방향으로 개작하는데 있다. 브로드웨이 진출까지 노리는 '마타하리'는 그 길로 가기 위해 최적의 답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연의 마타하리 역으로 합류한 뮤지컬스타 차지연은 지난 16~18일 프리뷰 공연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다채로운 넘버를 과하지 않으면서도 절절하게 소화해냈다.

출산으로 인해 '위키드' 이후 8개월 만에 복귀한 그녀는 탁월한 가창력은 물론 지난한 삶을 산 마타하리의 삶에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했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마타하리를 맡는 옥주현의 아우라와 차별화를 뒀다.

앞서 차지연은 "제게도 이런 지독한 모성애가 있을지 몰랐어요. '마타하리'에서도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공감되고 슬프더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첫날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에서 그녀는 펑펑 울었다. 8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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