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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불법 영업 성행 약점 악용하는 투숙객도

에어비앤비(Airbnb) 호스트인 A씨는 게스트로부터 협박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A씨는 오피스텔을 에어비앤비에 올려놓고 내국인 게스트를 받았는데, 이 게스트가 위법 사항을 신고하겠다며 A씨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 게스트는 A씨에게 이미 지불한 숙박료 중 상당 부분을 환불해 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상대방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환불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현행법상 오피스텔은 에어비앤비 등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집주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중 일부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 근거해 에어비앤비 영업을 해도 '내국인'을 받는 것은 불법이다. 지난 2008년 8월 미국에서 브라이언 체스키 등이 창업해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한국 사회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와 함께 공유경제 모델로 각광 받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과 숙박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홈페이지에 집주인이 임대할 방이나 집을 올려놓으면 고객이 이를 보고 원하는 조건에 예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에어비앤비 측은 집주인과 투숙객에게 숙박비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고급 호텔에 묵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모텔은 꺼리는 젊은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형태 및 조건의 방을 갖춘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속히 확산 중이다. 한국어 서비스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서울의 경우 교통이 편리한 서울역과 마포, 강남 일대가 에어비앤비의 성업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최근 아파트 단지 등 전형적인 주거지 주변에서도 여행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길을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도심지가 아니라 일반 주거지역에서 현지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에어비앤비가 스스로 내세우는 장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 운영을 하는 경우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 형태를 포함한 미신고 숙박업 적발 건수는 2014년 134건에서 2015년 472건, 지난해 690건으로 급증 추세다. 올해는 8월 성수기를 포함하지 않은 7월 말까지만 해도 이미 406건이 적발됐다. 건축법상 주거용이 아닌 업무용 공간으로 정의되는 오피스텔은 에어비앤비로 사용할 수 없다. 특히 에어비앤비에 대한 제재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한국 상륙 초기, 홍익대학교와 공덕역 주변을 비롯한 마포 일대와 서울역 등지의 오피스텔 투자가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다는 것은 부동산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금도 오피스텔로 추정되는 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에어비앤비 차원의 대처는 명확하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오피스텔이 올라오면 삭제를 하고 있다"며 "오피스텔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시일이 걸릴 수는 있지만 주기적으로 체크를 한다"고 밝혔다. 내국인을 게스트로 받는 경우도 대표적인 불법 사례다. 도시민박업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가정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 만큼 내국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에어비앤비에는 한글로 작성된 후기가 넘쳐난다 서울 마포구청 관계자는 "투숙객이 올린 온라인 후기는 형사 및 행정 처벌이 불가능하지만 현장에서 내국인 투숙을 확인하면 호스트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며 "지난해 합동단속에서도 내국인을 투숙 현장에서 확인해 처분한 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게스트들은 나날이 늘고 있다. 해외 여행을 할 때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만족한 이용객들이 국내 여행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에어비앤비를 찾는 것이다. 대다수 이용객들은 본인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는 것이 위법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적이 있다는 직장인 이모(32·여)씨는 "유명 관광지는 휴가철 숙박료가 터무니없이 올라가기 때문에 에어비앤비도 고려 대상이었는데 내국인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실제로 후기를 작성한 한국인도 굉장히 많은데 아무런 제재가 없다"며 "만약 위법이라면 에어비앤비 측에서 한국인 이용객은 예약을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호스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법을 숙지하고 있더라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내국인의 숙박을 허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빈틈이나 약점을 파고들어 A씨의 사례처럼 숙박을 하거나 기물을 파손한 뒤 오히려 집주인을 겁박하는 '블랙 컨슈머'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인터넷 카페의 경우 호스트의 불법 운영을 꼬투리잡아 숙박비를 환불해 달라는 손님에 대한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측은 내국인 숙박에 대한 관련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일 뿐 '불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도시민박업법은 에어비앤비가 탄생되기 전에 나온 법이기 때문에 제도가 없는 영역인 것이지, 이 법을 기준으로 합법 여부를 가르는 게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 있다"며 "하숙도 관련법이 없지만 불법이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단속을 담당하는 당국 관계자도 "정부에서는 공유 경제를 장려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는데 법적 정비가 미비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규제프리존특별법에는 공유민박업을 시범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도시민박업과는 다르게 내국인도 영업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던 법이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 경제팀에서도 법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창조적 파괴와 혁신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도록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와 진입장벽들을 전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개혁 관련법 등이 국회에서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도 내국인에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시민박업' 개념을 도입하는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다만 안전 및 세금 관련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기존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유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거래 규모에 따라 규제를 연동하는 방향의 정책 수립을 제안했다. 에어비앤비에 적용하자면 1년 내내 영업을 해 돈을 많이 버는 호스트들에게는 깐깐한 기준을, 부업 개념으로 일정 기간 동안에만 게스트를 받는 이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영업을 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김민정 KDI 연구위원은 "공유경제는 우려 요인을 적절하게 통제한다면 신규 거래 창출 등 다양한 기대효과를 통해 사회 후생에 기여할 것"이라며 "거래량 연동 규제의 실효성 확보, 거래 위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의무 부과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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