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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지적된 살충제 계란
부실대응이 부른 국가 위기

국민들의 식탁을 위협한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도 정부의 부실한 관리와 일부 상인들의 비도덕적인 행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농축산업 당국의 오판과 허술한 관리·대응으로 살충제 계란 파동을 초래하고도 계속된 부처 간 엇박자로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혼선만 부추겼다. 산란계(알낳는 닭) 농장의 경각심 부족도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 확산에 불을 지폈다. 문제는 정부의 최종 전수검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계란 공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소비자들이 신뢰에 금이간 정부의 발표를 믿고 시중에 다시 유통되기 시작한 계란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3일안에 마무리한다는 목표시점을 정해놓고 서둘러 진행된 전수검사 과정을 국민들이 과연 신뢰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전수검사 과정에서 지적된 시료 채취 문제로 121곳 농장에 대해 재검사를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2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정부가 18일 1239개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쳐 1190개 농장이 적합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는데, 이 가운데 재검사를 실시하면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진두지휘하는 농식품부가 여러차례 잘못된 정보를 발표하고 정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정부 발표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계란 안전관리 강화' 대책도 예산과 인력 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 터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컨트롤타워 없었다"···생산 농식품부-유통은 식약처 '엇박자' 살충제 계란 파동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양계인의 양심선언이 이어진다"며 살충제 계란 문제를 지적했다. 손문기 당시 식약처장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계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고 기 의원이 "제대로 된 협업을 좀 하라"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두 부처의 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계란 생산 단계의 안전은 농식품부가, 유통과 소비 단계의 안전은 식약처가 관할하는 체계에 따라 제각각 움직였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고도 마찬가지였다. 농장에 있는 계란은 농식품부가, 시중에 유통된 계란은 식약처가 각각 검사하는 식이었다. 애초에 검사 결과 취합 과정에서 오류가 삽입되고 진위가 파악하느라 허둥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여기에 올해 4월 소비자단체 측이 '유통 계란의 농약 검출 실태와 대책방안' 토론회까지 열며 살충제 계란의 실태를 폭로했지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두 부처 간 엇박자와 안이한 대응은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과 정부의 불신을 키웠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총리가 범정부적으로 관리하라"고 지시하며 컨트롤타워가 없음을 시인했다. ◇농장주 모럴해저드 심각···재발방지 약속 산란계 농장주들의 경각심 부족은 살충제 계란을 촉발한 근본 원인이다. 비좁은 케이지에서 닭을 키우는 공장식 밀집 사육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살충제의 오남용은 농장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친환경 농장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직불금을 지원받고 계란에 친환경 마크를 붙여 일반 상품보다 더 비싼 값에 판매하는 것이어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대한양계협회가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국민 입장으로선 여전히 못미덥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엉터리 친환경 인증제도와 열악한 가축사육 환경을 바꾼다고 한다. 현재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시행하고 있는 축산물이력제를 닭과 계란에도 적용한다. 농장주에 대한 살충제 사용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계획도 만들었다. 소비자단체 C&I소비자연구소 조윤미 대표는 "먹거리 안전은 국가 행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부처 간 통합과 조정 능력을 높이고 사전 예방적 식품안전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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